편의점 손님, 아빠! 저 과자 '존나' 맛있어! 하나 사주라!

 

"여러분!!! '존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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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 말을 듣고 기분 '존나' 나쁘시지는 않으셨나요???

아니라구요? 그렇다면 젊은 사람인가봅니다.

 

요즘 젊은 세대에서 사용하는 일상적인 말....

욕도 아닌, 세종대왕이 만들어 놓은 말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한글날에 세종대왕이 제삿밥 먹으러 왔다가 '존나' 기분 나뻐서 그냥 갔을 것 같네요.

 

우리 편의점에 들어온 여대생이 자기 아빠한테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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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저 과자 '존나' 맛있어! 하나 사주라....!"

친구보다도 못한 아빠의 입장....

하지만 그 아빤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새입니다.

 

"어! 그래! 먹고 싶으면 카운터에 갖다놔...."

 

가정에서도 부부간, 부자간, 모녀간, 모자간 모두 그런 용어를 쓰면서 숙달된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왠만하면 딸에게 한 마디쯤 했어야 하는 게 부모이거늘....

 

제가 듣기에는 엄청난 말인데.... 어찌 그 아빤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까요?

그사람과 저와 동년배 정도 아니면 비스므리 할 것 같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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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컨데 이 여대생....

차후 시부모님 앞에서

"아버님!!! 반찬이 없어서 '존나' 미안해요."

"그래도 저는 '존나' 고생해서 만든 반찬이네요. 어머님도 '존나' 맛있게 드세요"

 

으~아~!(김흥국 버젼) 제 눈앞이 깜깜해지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존나'

 

2004년도에 제가 버스를 타고 도서관을 몇 개월 다닐 때

뒷좌석에 앉아있는 여고생들의 대화는

'졸라'였습니다.

 

즉 남자의 성기를 가르키는 '좃나'를 바로 말 할 수 없으니까

돌려서 한다는 말이 '졸라'였다는 것입니다.

'졸라''좃나'의 발음이 아니었지만

그것도 듣는이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던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쓰여지고 있는 '존나'라는 발음은....

남자 성기의 '좃나'의 발음 그대로 이기 때문에

듣는 게 여간 부담스럽지 않답니다.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듣는다면 신세대일까요?

아니죠, 무식한 사람으로 치부한다는 사실....

유행어는 젊은 사람들의 몫이 아닙니다.

 

젊은 사람이라고 위에서 뭉틍그려 얘기했지만

저의 편의점 학생 고객 중 저질 용어 안쓰는 학생 상당히 많습니다.

 

뚫려 있는 자기입으로 말하는데 무슨 소리냐고요?

 

말하는 사람만 있는 세상이 아니라....

 

듣는사람도 입장도 생각하는 양식이 필요하지 않을까요.